[기고문]피해자 곁엔 항상 ‘피해자전담경찰관’이 있습니다.

경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장 이승환

▲경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장 이승환
“우리 아이와 우리 가족을 포기하지 않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잘 견뎌 낼게요. 경찰관님 생각해서라도 용기를 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엔 밝은 모습으로 뵙도록 노력할게요.”

얼마 전 강제추행 피해 학생의 어머니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피해 상황은 끝났지만, 피해자와 그 가족은 아직도 어두운 터널 속을 걷듯이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이렇게라도 견뎌 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피해자 전담경찰관은 잘 알고 있다.

아침까지 인사를 하고 나간 내 아이가 갑자기 범죄피해자가 되었다면 어떤 심정일까?
대부분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사건에 대한 거부감으로 피해 지원 관련 개입도 반기지 않으며, 급성 스트레스장애(ASD) 혹은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을 보이게 된다. 특히, 강제추행의 경우 눈으로 관찰 가능한 외상보다 피해자와 가족이 경험하게 되는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기 때문에 초기 정신과적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 사건 피해자와 그 가족 역시 엄청난 정신적 충격으로 삶의 의욕조차 보이지 않았고, 하루하루를 울음으로 버티고 있어 신속하게 대학병원으로 연계하여 전문적 치료를 받도록 의료지원(200만원)과 일자리조차 잃은 피해자의 어머니에게 지자체 일자리 지원 연계,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의 생계비(300만원), 범죄피해자지원센터의 학자금(90만원) 지원 등 경제적지원, 재판 과정에서 도움을 줄 국선변호인과 법정 동행 등 법률 지원까지 여러 기관의 도움으로 피해자 가족은 사건 이전의 생활로 차츰 회복하고 있다.

범죄 피해 회복의 궁극적인 목표는 ‘범죄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피해의 어느 한 부분이 아니라 여러 분야 즉 경제적, 심리적, 법률적 지원 등 다각적 지원과 주변의 작은 관심이 필요하다.

피해자의 회복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범죄피해로 혼자 견디고 힘들어하는 피해자 곁엔 항상 피해자전담경찰관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

경산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장 이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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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