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산림 가꾸면 온난화·산불 악순환 끊을 수 있다

-최창호 산림조합 중앙회장-


최근 산불 피해가 막심하다.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이 채 오기 전에 발생한 피해라 더욱 우려스럽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 2월까지 전국에서 227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면적 608ha 정도가 소실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3월 1일부터 현재까지 강원·경북·경남 등에서 산불이 연달아 발생해 서울 면적의 3분의 1이 넘는 산림이 불탔다고 한다. 우리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국민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

산불은 주로 사람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다. 등산객이 버린 담배꽁초나 논밭에서 쓰레기를 소각하다 발생한 불이 바람을 타고 산불로 번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모든 입산자를 대상으로 산불 단속을 하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산불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예방하는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불에 견디는 힘 강한 참나무 등 활엽수 늘려야

이에 더해 최근 산불피해가 온난화로 인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온난화로 인해 대한민국 겨울철 적설량이 줄었고 건조한 날씨까지 겹치면서 겨울철 산불피해가 확산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산불의 직접적인 발생은 입산자 실화 등 여러원인이 있지만 그와 더불어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산불 피해 확대를 막기 위해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응책을 논의해야 한다.

현재 국내 산림의 약 25%는 화재에 취약한 소나무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나무의 송진은 불의 강도를 높이고 한번 불이 붙으면 오랜시간 지속된다.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 산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불에 견디는 힘(내화성)이 강한 참나무 등 활엽수 식재를 늘려 산림을 더 다양한 수종으로 구성해야 한다.

또 임도를 확충하는 일도 시급하다. 임도는 산림경영을 위한 작업로이나 화재시 산불진화 차량의 진입과 주민 대피를 위한 도로로 사용된다. 길이 없어 인력과 장비가 올라가기 어려워 산불 진화가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한 만큼 주민안전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아울러 산림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데, 늙은 산림일수록 탄소흡수량이 떨어진다. 이에 충분히 자란 산림은 탄소를 격리할 수 있는 목재 자원으로 활용하고 어린 나무를 많이 심어 탄소 흡수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국토 63% 산림인데, 예산은 0.5%

이처럼 산림의 변화를 도모하려면 산림 예산을 늘리는 일이 우선시된다. 대한민국 국토의 63% 가량이 산림인데, 산림 예산은 정부 총 예산 대비 약 0.5% 밖에 되지 않아 최소 1% 정도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서부터 제기돼 왔다.

산림조합중앙회는 산림분야 재난관리책임기관으로서 산림재해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산림청 등 유관기관 협력해 산불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국 산림조합에서도 자체적으로 산불진화대를 구성해 산불 진화와 잔불 정리, 피해목 제거 등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신속한 복구를 위하여 전국 나무시장을 통한 묘목생산과 피해지에서 산사태를 막기위한 산림복구사업을 위하여 장비와 인력을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산불은 예방이 최우선이다. 대형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이재민 지원과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뒤따르지만 소중한 생명이며 재산을 잃은 사람에게 뒤늦은 지원이 크게 와닿을리 없다. 산불 확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온난화를 예방하고 산불 확대를 막는 일에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올바르게 산림을 가꾸고 활용하는 일이 온난화와 산불 확대의 악순환을 끊어낼 수 있다.


-최창호 산림조합 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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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석일 기자 다른기사보기